감옥안에서 당선된 두테르테

필리핀

감옥안에서 당선된 두테르테

특파원 1 4 0 0

필리핀 중간선거(총선·지방선거)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이 시장직에 옥중 당선되며 건재한 정치적 영향력을 입증했다.

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낮 개표율이 80%에 달한 가운데, 선거 최대 관심사인 상원(전체 24석 중 12석 선출) 선거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측이 6석, 두테르테 전 대통령 측이 5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나머지 한 석은 양 진영 모두에 비판적인 무소속 후보가 유력하다.

당초 여론조사에서 마르코스 진영이 9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득표율은 기대에 못 미쳤다. 앤서니 로런스 보르자 마닐라 드라샐대 부교수는 블룸버그에 "선거 결과는 필리핀 사회에서 마르코스 지지율 하락과 '두테르테' 브랜드 부활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필리핀 정치를 양분해온 마르코스 가문과 두테르테 가문 간 대리전으로 여겨졌다. 2022년 대선에서 손잡고 당선된 두 가문은 친중(두테르테)·친미(마르코스) 등 외교 노선과 개헌 문제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균열이 생겼다.

여기에 새라 부통령이 지난해 11월 "나를 노리는 세력이 있다. 내가 암살될 경우 마르코스 대통령 내외를 죽이라"고 경호원에게 지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갈등은 극으로 치달았다.

친마르코스파로 구성된 하원은 올해 2월 대통령 암살 모의 혐의로 새라 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탄핵이 성립되려면 새로 구성되는 상원에서 3분의 2(1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지만, 이번 선거로 두테르테 진영의 대거 의회 입성이 예고되며 부결 가능성이 커졌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시절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 3월 체포돼 네덜란드 헤이그 ICC 구치소에 갇혀 있다.

국제 범죄 피의자 신분이지만 유죄가 확정되지 않아 출마는 가능했다. 다만 수감 상태인 만큼 막내 아들이자 부시장에 당선된 세바스찬 두테르테가 직무 대행을 맡을 전망이다. 새라 부통령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아버지가 취임 선서를 어떻게 할지 변호사들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1 Comments
여기도 나라꼴이 말이 아니구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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