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를 무시한 차가" 황당했던 황동하 교통사고, 마음의 빚 있던 이범호 장탄식…KIA 불운의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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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를 무시한 차가" 황당했던 황동하 교통사고, 마음의 빚 있던 이범호 장탄식…KIA 불운의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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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최소 두 달을 결장하게 될 황동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KIA 마운드의 미래 중 하나로 뽑히는 황동하(23·KIA)는 이틀 연속 불운을 겪었다. 설마 날아갈 줄은 몰랐던 승리 요건이 진짜 날아갔다. 그 다음 날에는 멀쩡히 횡단보도를 걷고 있다가 차에 치였다. 행운의 여신이 황동하를 외면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황동하는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좋은 투구를 했다. 5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 요건을 챙긴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팀 타선도 황동하를 화끈하게 지원했다. 1-1로 맞선 6회 4점을 뽑으며 마지막 순간 황동하에게 승리투수 요건을 안겨줬다. 그리고 5-3으로 앞선 8회 5점을 더 뽑았다. 2이닝을 남긴 상황에서 7점 리드, 누구도 KIA의 승리와 황동하의 시즌 2승째를 의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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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팀이 10-3으로 앞선 8회 믿을 수 없는 8실점을 기록하며 황동하의 승리 투수 요건이 그대로 사라졌다. 심지어 10-11로 역전패했다.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불펜 투수들을 다 쓰고도 졌다. 내상이 심한 경기였다. 황동하는 좋은 투구 내용에도 불구하고 웃을 수가 없었다.

그 다음 날 더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KIA는 7일까지 고척돔에서 경기를 치르고, 9일부터는 인천에서 SSG와 3연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8일 휴식일이 있었으나 7일 광주로 내려갔다가 다시 8일 광주로 올라오는 것은 비효율적이었다. 그래서 7일 경기 후 원정 숙소에 들어가 8일 하루를 쉬었다. 그런데 황동하가 8일 오후 다쳤다.
 



▲ 황동하는 8일 숙소 근처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우회전하는 차량에 부상을 입었다 ⓒ곽혜미 기자

KIA는 “숙소 근처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이동하는 차량과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면서 “송도 플러스 병원으로 옮겨 CT 및 MRI 검진을 받았으며, 요추 2번, 3번 횡돌기 골절로 6주간 보조기 착용 및 안정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황동하는 횡단보도를 걷고 있었다. 황동하를 친 차량은 우회전 중이었다. 최근 법규 개정으로 우회전시 횡단보도에 보행 신호가 켜져 있으면 차량은 멈춰야 한다. 그런데 이 차량은 속력을 줄이지 않고 그대로 우회전을 하다 미처 황동하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들이받았다. 황동하는 넘어지는 과정에서 요추를 다쳤다. 6주라고는 하지만, 뼈가 붙는 데만 그 정도 시간이다. 다시 몸을 만들고, 실전에 맞는 몸 상태를 만들려면 두 달 이상 결장이 예상된다.

가뜩이나 시즌이 풀리지 않는 KIA에 발생한 대형 악재다. 이범호 KIA 감독도 황동하의 부상에 대해 설명하기 앞서 한숨을 푹 쉬면서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신호를 무시한 차가 와서 박았다고 한다. 그건 본인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 팀 입장으로서는 진짜 한 명, 그것도 제일 중요한 5선발에다 지금 잘 던지고 있는 투수다. 앞으로 걱정이기는 하다. 그것(5선발)을 어떻게 또 해서 가야 하나 신경이 쓰인다”고 안타까워했다.
 



▲ 황동하는 선발 로테이션으로 다시 들어와 정착하는 과정에서 어이없는 부상으로 흐름이 뚝 끊겼다 ⓒ곽혜미 기자

이 감독은 역전패로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것도 아쉬웠을 텐데, 황당한 사고로 두 달 이상 1군에 올라오지 못할 황동하의 심리 상태가 무엇보다 신경이 쓰이는 듯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팔꿈치나 어깨 쪽의 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추돌 후 넘어지는 과정에서 어깨나 팔꿈치를 다칠 수도 있었는데 그나마 뼈가 붙는 부위를 다쳤다는 게 한가닥 위안이다. 그래도 이 감독의 아쉬움을 다 지우지는 못한다.

황동하는 이 감독이 올 시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선수라 더 탄식이 길었을지 모른다. 황동하는 올해 김도현과 치열한 5선발 경쟁을 벌였다. 두 선수 모두 잘 던져 시범경기 끝까지 경쟁이 이어질 정도였다. 결국 김도현이 선택을 받기는 했지만, 이 감독은 황동하의 마음을 달래주려고 애를 많이 썼다. 못해서 탈락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즌 초반 팀 마운드 사정이 어려울 때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도 내심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윤영철이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갈 때 이 감독의 선택도 망설임 없이 황동하였다. 황동하도 다시 찾은 선발 기회에서 최선을 다했고, 7일 고척 키움전 성과는 그 결과였다. 불펜에서 다시 선발로 전환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제 선발 로테이션에 정상 궤도로 올라가는 듯했다. 그런데 여기서 황당한 교통 사고를 당했다. 올 시즌 흐름이 완전히 박살이 날 판이다.
 



▲ 황동하 대신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는 윤영철 ⓒKIA 타이거즈

일단 윤영철이 다시 로테이션에 돌아온다. 윤영철은 시즌 첫 3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15.88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낸 뒤 2군으로 내려갔다. 2군 등판을 거쳐 지난 9연전 일정에 대비할 겸 지난 5월 2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일단 황동하가 하던 롱릴리프 몫을 하다가, 9연전 일정 중 한 차례 선발로 들어간다는 계획이었다. 다만 마땅히 등판 상황이 없었고, 비로 9연전을 모두 치르지 못하면서 정작 등판은 한 차례도 없었다. 시즌 초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뜻밖의 사고로 찾아온 셈이다.

이 감독은 윤영철이 준비를 잘 했고, 심리적으로도 조금 더 안정돼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걸었다. 한편 KIA는 9일 인천 SSG전이 비로 취소돼 10일 더블헤더를 치른다. 10일 1경기에는 아담 올러, 2경기에는 제임스 네일이 차례로 등판할 예정이다.
 



▲ 이범호 감독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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