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난 대리운전 후기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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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난 대리운전 후기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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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투잡 2개월 후기

작년부터 건설 경기가 침체되면서 일이 많이 줄어들었어. 덕분에 저녁 시간이 널널해져서 운동도 할 겸, 생활비에 보탬이 되면 좋겠다 싶어서 투잡으로 대리운전을 시작했어. 한 2개월 조금 넘게 해본 후기를, 혹시나 관심 있는 사람들한테 도움이 될까 싶어서 간단히 공유해볼게. (가입 방법이라든지 그런 건 인터넷 검색하면 다 나와서, 나는 그냥 느낀 점만 말해볼게.) 물론 내가 수도권에서 해본 기준이고, 전업기사나 지방에서 하는 건 상황이 다를 수 있어.


대리어플은 한두 개만 쓰자
대리어플 종류가 많은데, 투잡으로 할 때는 한두 개만 집중해서 사용하는 게 좋아. 카카오, 티맵, 로지, 콜마너, 아이콘 등 여러 개 있지만, 전업기사처럼 지방도 가고 외곽 지역도 가야 하는 경우에는 어플 여러 개 사용하는 게 좋을 수 있어. 하지만 나는 투잡이라 차라리 카카오랑 티맵만 쓰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해. 카카오는 신규 가입 시 2주 동안 최고 등급 혜택을 주고, 신규 가입자들한테 콜을 잘 띄워주니까, 그 기간 동안 콜을 잘 받으면 좋고, 그 이후에도 등급 계속 유지하면서 운행 횟수 몰빵하면 단독배정권도 받고, 계속 콜 받기에도 유리해. 나는 폴드 쓰는데, 펼치면 화면이 3분할 되니까 카카오, 티맵, 콜마너 이렇게 세 개 띄워놓고 사용하곤 해. 웬만하면 카카오콜부터 받는 편이지.


수입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하루에 얼마를 벌어야지 금액 정해놓고 일하면, 그 금액 채우려고 무리하게 일을 하게 돼. 그러다 보면 예정된 시간 넘겨서 집에 가게 되거나, 심지어 첫차 타고 집에 돌아오는 일이 생길 수 있어. 전업기사들은 그만큼 해도 되지만, 투잡은 다음 날 본업에 지장이 생길 수 있으니까, 나는 하루 목표를 "몇 시까지 집에 들어가자"라고 정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 예를 들어, 나는 8시~9시에 나가서 1시 늦어도 2시까지 집에 들어가려고 노력해. 최근에는 코로나 이후 음주 후 귀가 시간도 빨라졌고, 12시 이후엔 콜이 거의 없어서, 대부분 지역에서 12시 이후엔 콜이 확 줄어들더라.


걸어다녀도 충분하다
유튜브에서 대리운전하는 유튜버들이 퀵보드나 외발 휠 타고 다니는 걸 많이 보여주는데, 사실 대리운전 카페 가보면 그거 생각보다 어렵다는 얘기가 많아. 전업기사들은 10시간 이상 돌아다니기도 하고, 금액이 좋으면 산골까지 들어가야 하니까 퀵보드나 휠이 유리할 수 있지만, 하루 4~5시간만 하는 투잡이라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오히려 수도권에 있는 공유 퀵보드나 자전거를 이용해도 충분히 괜찮고, 사제 휠이나 퀵보드는 사고 날 위험이 크니까, 안전을 위해서는 걷는 게 좋다고 봐. 실제로 대리운전 카페에서 휠이나 퀵보드 사고로 부상당한 사람들이 많아.


활동지역을 정해놓자
투잡은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집에 꼭 일정 시간까지 돌아와야 해. 그래서 나는 내가 살고 있는 동탄 주변 지역(용인, 오산, 수원)만 주로 다녀. 간혹 괜찮은 콜이 뜨면 충청도나 경기 북부로 가기도 했는데, 집에 돌아오는 게 정말 힘들어지더라. 버스나 지하철 막차도 끊기고, 집 근처로 가는 콜도 없으면 진짜 막막해진다. 그래서 활동 지역을 정해놓고 다니면, 콜이 뜨는 지역, 안 뜨는 지역을 익히기도 좋고, 집에 돌아가는 것도 수월하다. 금액이 좋아도 처음 보는 동네 가면 공유 퀵도 없고, 택시도 없고 한 시간씩 걸어서 돌아오는 일도 생길 수 있어.


남의 차를 운전하는 불안감
나는 원래 운전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대리운전 시작할 때 제일 걱정된 게 차종마다 기어, 시동, 라이트 위치 같은 게 다를 텐데, 그걸 몰라서 실수하면 어떡하나 했어. 근데 운전해보니까 대부분의 차들이 비슷해서 금방 적응할 수 있더라. 기어 위치가 조금 다를 뿐, 물어보면 손님이 다 알려주기도 해. 고급 외제차는 없었고, 기아나 현대차가 대부분이었어. 외제차는 BMW, 아우디, 벤츠 정도였고, 테슬라도 몇 번 타봤는데, 전기차는 회생 제동 같은 게 좀 불편해서 적응이 어렵더라. 운전 전엔 시트나 사이드미러 조정해도 되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손님이 괜찮다고 하니까, 내 몸에 맞게 조정하는 게 안전운전에 도움이 돼.


고속도로 요금
국도로 가는 게 더 빠를 때도 있지만, 네비가 고속도로를 추천하면 고속도로를 타야 할 경우가 있어. 그때는 출발 전에 손님한테 고속도로 통행료가 나올 수 있다고 미리 물어본다. 대부분은 고속도로 타도 괜찮다고 해서, 나는 그냥 고속도로로 간다.


진상 취객에 대한 불안감
예전에는 대리운전하면서 진상 취객을 만날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나는 아직 그런 손님을 만나지 않았다. 대부분 손님들은 젠틀하고 공손했어. 가끔 퉁명스러운 손님이 있었지만, 대화가 필요하면 맞장구 쳐주면 되고, 대부분은 잠만 자는 편이더라. 간혹 딥슬립하는 손님을 깨우는 게 더 힘들 때도 있어.


마치며
대리운전은 자랑할만한 직업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 특히 대리기사가 많다는 걸 밤에 길에서 보게 되면, 정말 다들 열심히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투잡으로 두 달 정도 하고 약 400만원 조금 안 되는 수입을 올렸어. 본업이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 아니라면 기분 전환과 운동 삼아 하기엔 괜찮은 투잡이라고 생각해.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본업이 바빠지면 하던 대로 안 하겠지만, 본업이 여유가 있으면 꾸준히 할 것 같아.


4 Comments
짝귀 02.24 18:18  
대리운전 좀 빡실듯
대리운전 힘들어보임 ㅜ
ㅎㅎ 후기 추천
playermonster 02.25 17:57  
대리 힘들죠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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